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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내 , 25세
오늘도 고내는 뒤척였다.
이 순간 고내에게는 하룻밤의 찰나의 순간과, 그가 살아갈 인생의 길이가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았다.
영원한 생명이란 무엇일까. 그리고 고내는 그렇지 못한 본인의 수명 앞에서 유한한 자기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죽음이란 무엇일까.
하여튼 이런 밤들과 또 찾아올 낮들을 어느정도 보내고 나면 오늘 길에서 본 저 노인만큼의 나이가 될 것이고,
저 노인만큼의 나이가 되면 곧 모든 사고가 정지하게 되겠지.
그렇다면 그 이후에 나라는 존재는 어떠한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인지, 그리고 그때의 '나'는 어디에 있는지.
밤마다 끔찍하게도 아득한 생각들 사이에서 고내는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마치, 너무 높은 곳에서 땅을 내려다보면 느껴지는 현기증.
땅에서 지나다니는 사람이나 사람들이 들어가는 건물이나 모두 다 아주 작게 보이기만 하는 것 처럼 고내에게는 오늘이나 이번달이나 올해나 그의 일생마저 너무도 유한했다.
사실은 그도 알고있을 터였다. 이 현기증을 극복하려면 다시 땅으로 내려가야 한다는 것을.
가까이에서 사람과 사람의 얼굴을 보며, 그 자세한 것들을 관찰하면 되는 것이다.
이 모든 찰나의 순간을 그저 살아내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한번 뇌 안에 들어선 이 사고는, 일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그의 머릿속에 어느센가 스멀스멀 피어 올라와 또다시 저 높은 하늘까지 그를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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